동조화 현상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 심화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이들은 산업과 금융 등 실물경제의 미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경제시스템 자체가 미국 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먼저 대미 수출의존도는 20%대로 우리의 최대 교역 국가였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은 여전히 우리나라 수출의 15%에 육박하는 주요 교역국임에 틀림없다.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그 나라의 경제 상황에 따라서 우리나라 산업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에서는 우리 경제가 IMF 위기를 극복한 요인 중 하나를 미국 경제의 활황세에서 찾기도 한다. 109개월째 장기호황을 맞고 있는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질 경우 한국 경제는 제2의 IMF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98년 5월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가 철폐된 후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비중이 높아지고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005년 5월 현재 외국인의 주식 보유 현황은 시가총액의 41%에 달하는 187조 원이라고 한다. 이는 자본거래 측면에서 대미 의존도 증가의 한 단면이다.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가 폐지된 이후 국내외 투자자 사이에서 우리나라 주가와 미국 주가가 같이 움직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를 강화시켜준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증시나 경제에 두드러진 변화가 생길 경우 그것이 외국인들의 투자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영향이 커졌다고 해서 반드시 외국인들이 한·미 주가 동조화를 주도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미국계 투자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점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나 경제에 생기는 변화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은 분명하다.
경제 시스템의 미국화 속도는 더욱 빠르다. 경제시스템은 우리나라가 지난 97년 IMF 경제 신탁통치에 들어가면서 급속히 미국 화하고 있다. IMF는 우리 정부에 미국식 모델을 강요했고 정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정부가 주장하는 대기업 구조조정은 미국식 모델로 미국식 모델 속에서 미국 등 외국 기업과 경쟁해온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정부는 벤처를 기업 경쟁력의 대안으로 내놓고 있지만 내수에 치우치고 있는 벤처의 경쟁력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고용모델 역시 미국식 모델을 따랐다. 경영부터 고용문제까지 모두 미국식 모델이 자리를 잡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 역시 세계 경제의 한 축임에도 정부가 지나치게 미국식 모델만 강조하고 있다” 면서 “한국은 외국 기업이 기업 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미국 기업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라고 비판했다. 심리적 측면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동조화 현상은 훨씬 크다. 재경부가 지난 4월 17일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한국 증시와 미국 증시의 다른 점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그러나 기관과 개미군단의 반응 은 냉랭했다. 정부 관계자는 “심리적 동조화가 이렇게 심할지는 몰랐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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